대한민국 냉면/막국수 스타일 #1

냉면 어디까지 먹어봤니?

대한민국 냉면/막국수 스타일 #1

냉면 어디까지 먹어봤니?

냉면과 막국수를 좀 더 체계적으로 먹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냉면/막국수 스타일 정리

1화 평양냉면, 의정부식평양냉면, 함흥냉면, 진주냉면, 초계면

한국의 대표 음식이라고 하면 어떤 게 있을까요?

비빔밥? 불고기? 김밥?

물론 이것들 역시 중요한 대한민국의 전통 음식이지만 
냉면 역시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자격이 충분히 있는 음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차가운 면과 육수 묵직한 고깃국물, 동치미의 감칠맛
여름 하면 생각 나는 별미 이자, 배달 음식의 시초. 
남북 고위 회담 때 만찬요리로 빠짐없이 등장하는 음식

가히 냉면도 국가대표 한식이라 할만하겠죠?

그런데, 이 냉면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사실,
아셨나요?
알면 더 맛있는 냉면의 종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해 봅니다.

냉면의 종류 - 삼성제분
냉면의 종류


평양냉면

“마니아를 양산하는 중독적인 슴슴함 “

평양냉면 – 우레옥

평양냉면은 2022년 11월 30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한반도의 대표 한식입니다. 
고려시대부터 유래되었다고 전해지는 평안도 지방의 차가운 메밀국수로 남북 분단 이후 남한과 북한에서 각각 다른 모습으로 변화 발전하였죠. 

평양냉면은 일제강점기, 해방 직후 평양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음식이었기 때문에 한국 전쟁 이후 분단 이후 탈북민이 운영하는 전문점들이 많습니다. 전문점 마다 개성적인 스타일로 재해석 되지만 대체로 동치미, 소고기, 돼지고기로 맛을 낸 육수를 사용하며 자극적이지 않은 맛에 “슴슴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주로 평안도에서 많이 나오던 메밀로 면을 뽑기 때문에 함흥냉면에 비해 면발이 굵고 쉽게 끊어집니다.메밀의 향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이 바로 이 평양냉면이죠. ‘평양냉면 같은 매력’이라는 말이 관용 표현이 될 정도로 화려하지 않지만 중독성 있는 매력이 숨어 있는 냉면입니다.


의정부식 평양냉면

“서울식 평양냉면의 시작, 의정부 평양냉면”

의정부식 평양냉면 - 의정부 평양면옥
의정부식 평양냉면 – 의정부 평양면옥


1950년 1·4후퇴 때 월남한 평양출신 김경필 할머니가 1969년 개업한 의정부 평양면옥부터 역사가 시작됩니다. 최초 경기도 연천군에 존재하였으나 1987년 의정부에 자리를 잡으면서 평양냉면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의정부식 평양냉면’이라고 불리게 되었죠.
현재 창업주의 맏아들이 가업을 물려받고, 또 딸들 역시 유명한 필동면옥, 을지면옥을 하게 되어 대한민국 평양냉면 계보에 큰 시작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경필 할머니에 따르면 그 당시 평양에는 백반집만큼 냉면집이 많았고 집집마다 냉면 기계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냉면은 평양의 대중적인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할머니의 입맛에 맞는 전통 평양식 냉면이 분단 이후 남한에서 “의정부식 평양냉면”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적절한 배합으로 완성 된 육수와 메밀이 풍부하게 함유된 담백한 면발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의정부식 평양냉면의 시그니처 고춧가루 한스푼이 들어가죠.


함흥냉면

“단짠의 고기국물과 쫄깃한 면발”

삼성제분_함흥냉면
삼성제분_함흥냉면

국민 대부분은 냉면이라 하면 쫄깃 쫄깃하고 단짠의 조합이 월등한 함흥냉면을 떠올릴 것입니다.
함흥냉면은 함흥지방에서 먹던 전분기가 많은 찰기 있는 감자 농마국수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흥남 철수 이후 부산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에 의해 함흥냉면이란 이름으로 전파되었고 단짠의 조합에서 나오는 화려한 맛 덕분에 전국적으로 퍼졌죠.
동해안 지방의 음식이라 수산물 고명(코다리, 명태회)이 많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함흥에서 많이 생산되는 감자전분이나 고구마전분을 주로 하여 면을 뽑기 때문에 면이 찰지고 쫄깃하죠. 박명수 노래 ‘냉면’ 에서 나오는 ‘질겨도 너무 질긴 냉면’은 이 함흥냉면을 의미할 것입니다.
함흥냉면은 분단 후 남한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된 경향이 커서 탈북민들의 말에 의하면 평양냉면은 그런대로 맛이 비슷하지만, 함흥냉면은 북한의 함흥냉면과는 다르고 합니다.
또 다른 함흥냉면의 유래는 서울시에는 중구 오장동 함흥냉면입니다. 1950년대 한국전쟁으로 인해 함흥에서 서울 중구 오장동으로 내려오신 고 한혜선 할머니께서 즐겨 먹던 농마국수를 함흥냉면으로 팔았던 것이 함흥냉면 스타일로 굳혀졌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진주냉면

북한의 평양냉면, 남한에는 진주냉면

진주냉면
진주냉면

“랭면 가운데서 제일로 일러주는 것이 평양랭면과 진주랭면이였다.”
– 조선의 민속 전통(북한 1994)


진주냉면은 북한의 민속 전통 도서에 기록 될 만큼 남한을 대표하는 냉면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민속 음식이 그렇듯 그 형태와 조리법이 정확히 기록된 건 아니었죠. 
교방 문화에 속하던 진주냉면은 현대식으로 재해석되어 화려하고 기품 있는 진주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음식점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신선한 해물 육수, 소고기를 얇게 썰어 계란을 입혀 구워낸 육전과 실고추, 석이 버섯 등의 화려한 고명이 특징입니다. 


초계냉면

담백하고 달짝지근한 닭육수의 맛

초계냉면 - 대전 원미면옥
초계냉면 – 대전 원미면

닭 육수로 시원하게 면을 낸 초계국수 역시 많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냉면의 한 종류입니다. 함경도와 평안도 지방의 전통 음식인 초계탕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으며 조선시대 겨울철 보양식이 이제는 여름철 보양식이 되었죠. 닭 육수는 그 특유의 담백함과 달짝지근함은 시원하게 만들어도 그 풍미를 잃지 않으며 아는 사람들만 찾는 독특한 냉면이 되었습니다.  닭 육수로 기반으로 냉면을 만드는 집으로 평래옥, 대전의 원미면옥등이 있으며 다른 냉면하고 느낌이 다르니 꼭 한번은 먹어보아야 하는 냉면이 되겠습니다.